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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충북 진천 '사랑의 마을교회' 성탄 풍경] "1년 내내 성탄절 준비해요"
출석교인 20명, 마을 어귀엔 "구주 나셨네" 현수막 쭉 걸려있어
4500평 야산에 예수님 기리는 '사랑의 동산' 조성 야심찬 계획
newsdaybox_top.gif 2007년 12월 17일 (월) 17:02:31 노충헌 btn_sendmail.gifmission@kidok.com newsdaybox_dn.gif

   
 
  ▲ 대강절이 되면 교회 종탑을 비롯, 성탄축하 현수막이 마을 곳곳에 걸린다. '기쁘다 구주 예수 오셨네!'  
 
충북 진천군 진천읍 행정리 2구. 국도변에서 이어진 좁다란 시골길을 따라 500m 쯤 들어갔을까? 진천 사랑의마을교회(채형기 목사)를 찾아가는 길목 곳곳에서 색다른 풍경이 이방인을 반긴다.

마을 어귀에 걸려있는 커다란 현수막! '평화의 왕 구주 나셨네'. 1년 내내 걸어 놓는다는 이 현수막은 사랑의마을교회의 예수 사랑과 시골마을의 독특함을 생각하며 미소 짓게 하는 물건이다. 그리고 대강절이 임하면 추가로 현수막이 설치된다. 마을과 교회 종탑과 외벽을 꾸미는 알록달록한 현수막은 온통 무채색인 겨울 농촌에 묘한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사랑의마을교회는 다른 지방 어디서라도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의 조그마한 교회 가운데 하나다. 주일날 출석하는 어른이 7명, 어린이는 10여명, 중고등학생 3명이 주일학교 교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랑의 마을교회의 외양이다. 그러나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이 교회의 성탄 맞이는 그 어떤 대형교회와 비교해도 조금도 뒤질 것이 없다. 그만큼 성탄 축하에 대한 자부심과 의지가 단단하다.

무엇보다도 귀한 것은 사랑의마을교회의 성탄 준비는 1년 내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가장 기뻐할 일은 부활과 더불어 성탄 외에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랑의마을교회 성도들은 매년 한 가지씩 예수님께 드릴 큰 선물을 준비해왔다. 2000년 초에는 성탄 스티커와 현수막을 대량 생산해서 성탄의 메시지를 온 나라에 전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현수막 제작 프로젝트의 실패로 시골교회로서는 매우 큰 1000만원이라는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이 일은 성탄을 축하하는 교회의 열망을 잘 나타내준 사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또 이 사건은 한 방송사에 알려져 과거 7년 동안 사라졌던 시청 앞 트리를 다시 세우게 되는데 주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 사랑의마을교회 성도들의 성탄축하는 연중 계속된다. 성탄만큼 기쁜 날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뒷 줄 왼쪽 양복 입은 이가 채형기 목사.  
 
지난해에는 성탄을 잘 지키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책자를 만들어 예수님께 드렸다. <오늘의 크리스마스>라는 포켓판 도서에는 '하나님의 자녀들의 하루 7번 찬양', '매일 외우는 성경말씀'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찬양의 내용이나 성경구절들이 예수님의 성탄에 초점을 맞췄다. 교회는 올해 이 책의 영문판도 발간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하는 병사들과 현지의 어린이들에게 전해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순수한 염원 때문이었다.

올해도 사랑의마을교회는 일 년 내내 선물을 준비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선물은 '사랑의 동산'이다. 사랑의 동산은 교회가 있는 마을 끝에 자리 잡은 4500여 평 야산에 조성될 예수님을 기리는 기독교공원이다. 사랑의마을교회는 이곳에 예수님의 나심부터 부활 승천까지를 되새길 수 있는 조형물과 상징을 마련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12월 20일 1차 기공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1차 기공예배에는 말구유가 있었던 여관을 상징하는 초가집, 마가의 다락방을 의미하는 가옥, 그리고 땅바닥에 설치될 초대형 십자가가 우선 선보인다. 뿐만 아니다. 교회는 10년째 인근 동네 5곳의 마을회관을 방문해서 성탄 축하 행사를 벌이고, 군부대 위로 방문, 새벽송 등을 진행한다.

성도들은 말한다. "만일 우리가 한 나라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명을 맡았다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할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십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축하하고 기쁨을 전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 비록 숫자는 적지만 트리를 꾸미는 정성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예수님 당시에 예수님을 가장 간절히 기다렸던 사람들은 많이 가진 자들이 아니었다. 가난하고 낮은 자리에 있던 이들이었다. 교회라고는 단 하나밖에 없는 시골마을에 있는 사랑의마을교회. 사랑의마을교회는 19년 전에 채영애 교수와 채형기 목사 등이 복음에 가장 적대적인 지역을 찾아 교회를 개척하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세운 곳이었다. 이 교회가 설립된 이후 여러 목회자들이 이 마을로 들어와 또 다른 교회들을 개척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1990년대 중반, 교회는 100여명의 성도로 부흥했고, 공동체를 운영해서 10여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수용하며 말 그대로 전인 복음사업을 감당한 적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한때 왕성했던 사랑의마을교회도 이농현상과 농촌의 침체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성기 때의 모습과 비교하면 외양이 많이 초라해졌다. 그러나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교회의 기쁨의 몸부림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일은 교회가 크던 작던, 물질이 많던 적던 온 인류가 가장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 마음도 변하지 않았다.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지 인류의 왕이신 예수님을 최선을 다해 경배하는 모습. 우리가 잃어버렸던 예수 탄생의 옛 풍경을 사랑의마을교회가 되살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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