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2
  • FAQ
  • 1:1문의
  • 새글

언론에서

본문

채영애 국제예수제자들 대표:2(역경의 열매)

◎거제도의 미국인 의사 의료선교/“헌실 삶에 충격… 떠나지 못해”/출혈산모에 의사 자신의 피 뽑아 수혈 감동/6개월만 도와준뒤 나의 꿈 이룰 계획 포기

하나님 앞에서의 온전한 삶만이 천국을 소유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내게 구원의 화살처럼 날아온 것은 창세기 15장 6절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로 여기셨나니…」였다.

『아브라함이 믿었기 때문에 의롭고 완전하다고 하면 예수님을 믿는 나도 완전하고 죄가 없는 것이 아닌가.그렇다면 나도 천국가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냐』

기숙사에서 뛰어 내려와 곧바로 교회로 향했다.이날 이후 지옥가는 걱정은 한번도 하지 않게 되었다.무겁던 짐을 내려 놓으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 없었다.기쁨에 넘쳐 혼자 웃곤 했다.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출혈성 위궤양은 수술로 깨끗이 나았다.

간호학교를 졸업한 후 계명대의료원에서 간호사생활을 시작했다.반복되는 생활속에 늘 나를 지배하는 것이 있었다.

『이 생활이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은 아닐 것이다.주님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더 가치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어머니는 늘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여전도사로 사역하거나 국민학교 교사가 되어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셨다.그래서 나라도 어머니를 대신해 무엇인가 보람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대구 동산병원에 시블이라는 미국인 외과과장이 있었다.그는 의료선교사로 한국에 왔는데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의료선교사였다.그런데 이 시블박사가 어느날 거제도로 의료선교를 간다며 훌쩍 떠났다.

당시 거제도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인구가 12만이나 되는데도 병원도 없고 의사가 단 한 사람뿐이었다.그것도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거제도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한지의사였다.

그 시블박사가 기독건강원을 설립해 매우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그에게 가서 6개월 정도 자원봉사를 결심했다.그리고 작은 시골학교의 양호교사를 하리라 생각했다.그것이 어머니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3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거제도는 참 아름다웠다.그러나 이런 생각도 잠깐이었다.시블박사는 비쩍 마른 모습으로 하루 16시간씩 진료를 하고 있었다.의사가 없으니 응급환자들이 계속 밀려왔던 것이다.

시블 박사는 찾아간 나를 여간 고마워하지 않았다.간호사들이 너무 힘이 들어 1∼2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도시로 돌아갔기 때문이다.첫날부터 팔을 걷고 일을 시작했던 나는 약속한 6개월이 지났지만 도저히 떠날 수 없었다.아무리 계획이 중요하다해도 남의 나라에 와서 어려운 환경의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시블 박사를 보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느 날은 출혈하는 응급환자가 들이닥쳤다.자궁외임신인데 당장 수혈하면서 수술하지 않으면 산모와 아기는 모두 목숨을 잃을 상황이었다.시블박사는 잠시 기도하더니 피가 오면 바로 수술하자며 준비를 시키는 것이었다.조금 후 피 한 병이 도착했다.

거제도에 피가 있을리 없는데 수수께끼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나중에 알고보니 혈액형이 같은 시블 박사가 2층에 올라가 스스로 피를 뺀 뒤 보낸 것이었다.두 생명이 건짐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정리=김무정〉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